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대세로 치면 이재명 아니겄어? 지역에서 힘 실어줘야제."
대통령 탄핵 후 조기대선을 40여 일 앞둔 더불어민주당 텃밭 광주의 민심은 '위너 토토 대세론'이 굳건한 모습이었다.
지난 18일 오후 광주·전남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인 서구 양동시장.
상인들은 저마다 휴대폰과 가게 내부의 텔레비전으로 뉴스를 시청하면서 대선 후보들의 행보를 살피고 있었다.
일부 가게에는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때 위너 토토 후보가 방문했던 사진을 붙여두기도 했다.
수산물 매장을 운영하는 양삼수 씨(60)는 민주당의 오랜 권리당원이다.
양 씨는 "어차피 위너 토토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대세이기도 하고 당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지역에서 힘을 실어줘야 한다.
정육점 사장 황재호 씨(54)는 "조국혁신당을 지지하지만 이번에 대선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기에 이재명 후보를 뽑을 듯하다"며 "계엄과 탄핵을 겪으면서 여야의 협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갑작스런 대선이지만 국회가 싸우지 않고 국민 만을 위한 정치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닭집을 운영하는 이경자 씨(76·여)는 "이재명이 어딘가 모르게 땡기고 좋다"고 했다. 이 씨는 "가난한 유년시절 없이 살아본 이재명이 서민들 마음을 잘 알아줄 것"이라며 "요즘 뉴스를 보면 사건사고가 많은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민주당을 지지하긴 하지만 위너 토토 후보가 아닌 타 후보를 지지하는 상인들도 많았다.
큰옷 전문 옷가게를 운영하는 정왕채 씨(80)는 "매일 신문을 보는데 볼 수록 김동연 후보가 더 마음에 든다"고 했다.
정 씨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사법 리스크도 없고 깔끔하게 일을 잘 하는 사람 같다. 감옥에 갈 걱정이 없는 지도자라는 점에서 김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침대 가게를 운영하는 황훈선 씨(55)는 "대세로 치면 위너 토토긴 하지만 김경수 후보를 더 선호한다"며 "노무현 정부 시설 청와대 비서관을 했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우리 지역을 더 잘 챙겨줄 것 같다. 경선에서 이기긴 어려울 것 같아서 차라리 위너 토토 출마를 포기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고 토로했다.
아직 마음에 드는 후보를 정하지는 못 했다는 상인들도 다수였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2년 대선 5일을 앞두고 식사하고 간 뒤 유명해진 하나분식을 운영하는 남연희 씨(60·여)는 "누가 되든 간에 정치 싸움을 하지 않고 국민 하나하나의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국민간의 화합, 정치권의 하나됨이 의미가 있는데 이번 계엄과 탄핵을 겪으면서 정당 싸움에 지쳐버렸다. 한 사람의 잘못으로 온 경제가 흔들려 지금 IMF, 코로나19 때보다 더 힘들다"며 "당이나 인물 대신 '공약'을 보고 사람을 뽑을 것이다.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살피고,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인물이 나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어머니가 운영하는 반찬가게의 일을 돕던 고영진 씨(26)는 "최근 우리나라 정치에 너무 실망이 컸다. 지역마다 정치색이 뚜렷하다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마냥 그렇지 않다"며 "전라도라고 무조건 민주당을 찍어준다는 생각 안 했으면 좋겠다. 서민 경제 관심 갖고 지역 현안 해결해주는 사람을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님 임성록 씨(69)는 "갑작스런 대선 정국에 접어든 만큼 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개혁신당이든 여느 때보다 당이 중요치 않다"며 "민생을 살피고 어지러운 정치판을 정리하고 제압할 리더십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신중하게 공약·정책을 살펴 한 표라도 소중하게 찍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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