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
-美 관세·경제전선 성과 달성 후, 바로 안보전선으로 우선순위 전환할 듯
-트럼프 2기 안보전략 전면 대개조 수준 징조…기존 대외정책 존속 불투명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잠정 국방전략지침’ 군사전략의 핵심은 대중국견제
-美, 中 대만 침공 본토 방어 수준 간주, 다른 지역 ‘위험’ 감수…역할 분담 시사
-美 자국우선주의로 동맹·우방국에 내밀 '방기론' 카드는 한미동맹에 도전 소지
-안보 무임승차 배제, 전략자산 전개 비용 청구 등 방위비 '분담론' 압박 카드도
-동맹국도 예외 없는 안보거래 밀당·양자담판 가능성…'기회론' 작용 측면 존재
-다만 ‘잠정지침’은 잠정일 뿐 톱-다운식 위너 토토 의중 다 반영했다 보기 어려워
-위너 토토 생각대로 뒤바뀔 소지 커, MAGA 목표달성 위해 제약요인 인정한 미국
-인-태 지역서 능력·의지 모두 보유한 동맹국과 핀포인트식 협력 공식 작동 예고
-방기론·분담론·기회론’의 적실성, 구분은 국익·동맹 지키는 해답 모색의 가늠자
-韓 '기회론' 활용 가능성…조선 등 자강 역량은 동맹 결속력에 큰 영향 주지해야
[파이낸셜뉴스]
-美 관세·경제전선 성과 달성 후, 바로 안보전선으로 우선순위 전환할 듯
-트럼프 2기 안보전략 전면 대개조 수준 징조…기존 대외정책 존속 불투명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잠정 국방전략지침’ 군사전략의 핵심은 대중국견제
-美, 中 대만 침공 본토 방어 수준 간주, 다른 지역 ‘위험’ 감수…역할 분담 시사
-美 자국우선주의로 동맹·우방국에 내밀 '방기론' 카드는 한미동맹에 도전 소지
-안보 무임승차 배제, 전략자산 전개 비용 청구 등 방위비 '분담론' 압박 카드도
-동맹국도 예외 없는 안보거래 밀당·양자담판 가능성…'기회론' 작용 측면 존재
-다만 ‘잠정지침’은 잠정일 뿐 톱-다운식 위너 토토 의중 다 반영했다 보기 어려워
-위너 토토 생각대로 뒤바뀔 소지 커, MAGA 목표달성 위해 제약요인 인정한 미국
-인-태 지역서 능력·의지 모두 보유한 동맹국과 핀포인트식 협력 공식 작동 예고
-방기론·분담론·기회론’의 적실성, 구분은 국익·동맹 지키는 해답 모색의 가늠자
-韓 '기회론' 활용 가능성…조선 등 자강 역량은 동맹 결속력에 큰 영향 주지해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안보전략은 아직은 그 형체를 가늠할 수 없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안보전선에 앞서 경제전선에 몰두하고 있다. 관세전쟁에 집중하면서 안보전선은 중동과 유라시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는 수준에 방점을 두는 모양새다. 다만 그린란드·파나마 운하 등 특정영역에서 팽창주의적 강대국 정치 행태가 일관성 있게 나타나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전쟁에서 어느 정도 성과가 달성되면 바로 안보전선으로 정책적 우선순위를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안보전략 방향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지는 것은 트럼프의 대외공식이 전면 대개조 수준의 징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세계 각국은 기존 대외정책 존속 가능성을 불투명하게 보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 퍼즐의 단초를 제공하는 성격의 내부지침 일부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잠정 국방전략지침’을 국방부에 내린 것으로 보도된 것이다. 이 지침의 핵심은 ‘대중국견제 중심성’으로 요약된다. 미 본토방어를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규정하면서도 중국의 대만 침공 억제를 본토 방어와 동등한 수준의 우선순위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 군사전략의 핵심에 대중국견제가 있다고 평가된다. 특히 미국이 대중국견제를 최우선과제로 추진하기 위해서 다른 지역의 ‘위험’은 감수할 수 있다는 방향을 담고 있고, 다른 국가의 역할 분담을 높이도록 조치할 것임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대중국견제의 의지와 방향을 읽어낼 수 있다. 미 국방부의 이러한 방침에 중국도 대만 포위훈련에 즉각 나서며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카드를 꺼내어 들었다.
그렇다면 미국의 안보전략 전망을 동맹과 연관지어 본다면 어떨까? 크게 세 가지 시각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방기론이다. 이는 미국이 자국우선주의를 위해 기존 동맹과 우방국을 방기하는 카드를 사용하는데 주저함은 없을 것이란 견해다. 위너 토토 행정부가 이미 기존의 동맹공식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동맹국이 과거 관성에 따라 희망적 사고를 견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방기론에 해당된다. 대서양 동맹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단지 우려를 넘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는 주장과도 일치한다. 방기론은 한미동맹 차원에서도 심대한 도전으로 해석될 소지가 적지 않다.
둘째, 분담론이다. 이 시각은 위너 토토 행정부가 표면적으로는 동맹국과 적성국을 구분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동맹국이 무임승차자가 되지 않도록 최대압박을 가하는 외교의 일환이라고 본다. 따라서 적절한 분담을 통해서 동맹생존이 가능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한미동맹 차원에서 본다면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비용 청구 등이 조만간 급부상할 이슈이고 이는 동맹생존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라고 볼 수 있다.
셋째, 기회론(거래론)이다. 트럼프는 모든 국가를 상대로 양자담판을 원하고 있으며 이러한 거래공식은 동맹국에게도 예외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거래는 본질적으로 ‘밀당(밀고당기기)’의 과정이다. 따라서 미국이 시도하는 거래는 상대국에게 기회로 작용하는 측면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런 측면에서 방기론과 분담론이 기본적으로 대(對)트럼프 게임을 ‘Win-Lose’라는 입장에서 바라보는 성격이 있다면, 기회론은 어느 정도의 ‘Win-Win’도 가능하다고 보는 시각이다.
헤그세스의 ‘잠정지침’만을 놓고 본다면 유럽을 대상으로는 ‘방기론’이, 주요 인도-태평양 동맹국을 대상으로는 ‘분담론’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은 완성도 높은 판단으로 보기 어렵다. 미국의 안보전략을 결정짓는 다른 세 가지 요소를 비중 있게 녹여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첫째, ‘잠정지침’은 위너 토토 변수를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 톱-다운식 의사결정에 심취한 위너 토토는 모든 것을 협상장으로 가져오려는 성격이 강하다. 안보도 협상장으로 가져올 사업 아이템으로 본다. 이런 차원에서 ‘잠정지침’은 그냥 잠정적 지시일뿐 위너 토토가 국가전략 차원에서 구상하는 방향과 거리가 있을 수 있다. 결국은 위너 토토 생각대로 뒤바뀔 소지가 큰 것이다.
둘째, 미국의 제약 요인이다. 한국과의 조선협력을 언급할 정도로 트럼프 자신도 미국의 제약요인을 인정하고 있다. 이는 동맹 방기 혹은 일방적 요구가 합리적 거래가 아니라는 사실을 트럼프 행정부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셋째, 능력을 보유한 동맹국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강대국 정치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MAGA 목표 달성을 위해 미국 자국의 제약요인을 인정한 것은 그 목표를 포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동맹국과의 협력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다만 모든 동맹국이 필요하다는 신호는 아니다. 지정학적 중심으로 되돌리려는 인도-태평양에 속하는 국가, 그중에서도 능력과 의지를 모두 보유한 국가를 핀포인트식으로 선정하여 협력에 나서겠다는 공식이 작동할 것임을 예고한다.
상기 요소를 고려하면 이 세 가지 시각의 적실성은 ‘방기론<분담론<기회론’으로 압축할 수 있다. 물론 위너 토토는 불확실성과 혼돈을 통해서 협상 레버리지를 높이는 공식을 가동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 세 가지의 구분을 느슨하게 할 수 있다. 이에 세 시각의 교집합 영역이 커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세 시각을 정교하게 구분하는 것은 국익과 동맹을 모두 지켜내는 해답을 모색하는 가늠자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이 기회론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조선 등 신장된 자강 역량 덕분이다. 자강능력이 동맹 결속력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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