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임대료 2000만원 아깝지 않다"..스마일 토토 달려가는 기업들
파이낸셜뉴스
2025.04.27 16:19
수정 : 2025.04.27 19: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오늘 입장 마감됐습니다."
'팝업의 성지' 스마일 토토을 찾은 중국인, 일본인, 서양 관광객들도 많이 목격됐다.
평일에도 줄 서기로 유명한 자연도소금빵집 앞엔 족히 1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연무장길 중심거리를 걷는 동안 뷰티 브랜드 바닐라코, 칠성사이다 등 수많은 팝업 매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인파의 흐름에 따라 걸으면서 다양한 팝업스토어를 둘러보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이날 스마일 토토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복합문화공간 XYZ 서울엔 다이슨 팝업 준비가 한창이었다. 팝업의 과거, 현재, 미래가 한 거리에 다 있는 셈이었다.
정비소 건물이 '팝업 성지'로
과거 자동차 정비소가 모여있던 스마일 토토은 정비소 건물도 팝업 매장으로 변신할 정도로 '팝업 성지'가 됐다. '팝업 컨설팅, 팝업 문의'를 대문짝만하게 써 붙이고 팝업스토어를 위한 단기 공간 임대를 전문으로 하는 '팝업 전문 부동산'이 생겼을 정도다. 외국인 관광객 필수 코스가 된 스마일 토토은 매일 바뀌는 매장을 구경하는 재미에 국내 MZ세대들에게도 인기다. 빠른 변화, 경험 중심, 고자극을 중시하는 MZ세대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한 마케팅 수단인 팝업스토어는 유통산업의 필수로 자리 잡았다.
과거 백화점에서 일부 운영하던 팝업스토어는 단기간 운영되는 임시 매장이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 시기 기존 공간 대신 새로운 형태의 공간 기획이 필요해 탄생한 것이 현재의 팝업스토어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하루 임대료 수천만원에도 입점 치열
대규모 팝업 행사가 열리는 XYZ 서울은 하루 임대료만 2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월만 해도 매주 주말을 끼고 바이레도, CJ온스타일, 지그재그 뷰티, 쿠팡 뷰티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짧게는 2~3일, 길어도 일주일이나 열흘 정도면 끝나는 행사에 큰 비용을 들이는 건 마케팅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대형 유통업체도 서울 스마일 토토에 자체 행사를 위한 팝업스토어를 따로 열 정도다. 지난 25일부터 3일간 서울 스마일 토토에서 열열린 'LTM 다운타운 피버(LTM downtown fever)'는 롯데백화점이 다음 달 열리는 명동 아트 페스타 홍보를 위한 팝업스토어다. 대형 유통업체가 자체 행사를 위해 외부 팝업을 여는 건 이례적이다. 최인아 롯데백화점 아트콘텐츠실 아트 갤러리팀 책임은 "3일 동안 많은 비용이 들지만 고객층이 젊지 않은 올드타운인 명동 대신 2030세대를 끌어오기 위해 그들이 찾는 곳에서 홍보하는 효과가 충분하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시류에 편승해 브랜드 전략 없이 형식적으로 열리는 팝업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 교수는 "브랜드나 팝업스토어에 대한 목적이 분명하지 않거나 기대 효과가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비용을 쓰면 효과를 측정할 수 없는 데다 소비자도 새롭다고 느낄 수 없어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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