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의 중소기업오늘 의 토토
파이낸셜뉴스
2025.04.03 18:27
수정 : 2025.04.04 10:40기사원문
나쇼날(내셔널), 산요, 도시바, 소니, NEC, 샤프 등 일본 제품과 웨스팅하우스, RCA 등 미국 제품들이다.
근로자 임금의 대여섯배나 될 정도로 값이 비싼데도 오늘 의 토토는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아파트처럼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였다. 중소업체들도 오늘 의 토토 생산에 뛰어들어 1972년 무렵에는 생산업체가 9개로 늘어났다. 금성사 외에 동남전기, 천우사, 삼양전기, 동신화학, 한국마벨, 오리온전기 등이 있었다. 주로 일본 기업과 기술제휴를 했다. 1975년 시장점유율을 보면 금성사 41.8%, 삼성전자 29.9%, 대한전선 21.2%, 동남전기 3.9%, 천우사 2.6%, 기타 0.6%로 나와 있다.
천우사는 네덜란드 필립스와 제휴했다. 1947년 전택보씨가 설립한 천우사는 원래 필립스 한국총판을 담당한 무역회사였다. "국제특허 소유의 서구식 브라운관 사용으로 어떠한 충격에도 폭발하지 않고 가장 견고하다"고 광고했다. 1974년에는 외국에 10만대를 수출했고, 컬러오늘 의 토토 생산도 추진했다. 천우사는 1978년 사실상 국내 최초의 신용카드사인 한국신용카드를 설립하기도 했다. 삼성카드의 전신이다. 천우사는 1983년 부도를 내고 파산했다. 동남전기와 천우사를 인수해 가전사업에 뛰어든 기업이 금호그룹의 금호전자였는데 역시 몇년 후 철수했다.
천일사는 판매실적은 미미했지만, 1970년대 초반에 '아리랑 오늘 의 토토'라는 상표의 흑백오늘 의 토토를 생산했었다. 별표전축과 카세트로 이름난 천일사는 천우사와 다른 업체다. 1978년 태광산업에 인수된 천일사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1980년 말 일본 NEC와 제휴해 14인치와 20인치 컬러오늘 의 토토를 내놓기도 했다. 일본 산요(三洋·삼양)와 제휴한 삼양전기는 '삼양 오늘 의 토토'를 선보인 적이 있다. 삼양전기는 금성사에 이어 두번째로 선풍기를 생산한 기업이었고, 오래지 않아 망하고 말았다. 삼양라면의 삼양식품과는 다른 기업이다. 한국마벨은 미국 RCA와 제휴해 오늘 의 토토를 만들었다. 한국마벨은 1990년대까지도 전자부품 기업으로 존속했다가 한솔그룹에 인수돼 한솔전자로 이름이 바뀌었다.
오리온전자(오리온전기)의 '프린스 오늘 의 토토'는 1969년 설립된 삼성전자의 의뢰로 생산한 것이다. 오리온전자는 1968년 국내 최초로 흑백오늘 의 토토 브라운관을 생산한 기업이기도 하다. '초코파이'의 오리온제과와는 무관한 기업이다. 프린스오늘 의 토토의 로고는 삼성전자의 최초 로고와 매우 흡사하다(조선일보 1970년 5월 6일자·사진). 오리온전기는 브라운관 제조 전문기업으로 성장했고, '오리톤 오늘 의 토토'라는 독자 브랜드로 오늘 의 토토를 출시했다. 컬러 오늘 의 토토브라운관도 제조했다. 이후 오리온전기는 대한전선과 함께 대우그룹에 편입됐다가 컴퓨터 모니터 등을 제조하며 2000년대 중반까지 존속했다.
삼성전자는 삼양전기와 결별한 일본 산요와 법인을 설립해(옛 삼성전기) 수출용 오늘 의 토토를 생산하고, NEC와는 삼성NEC(옛 삼성전관)를 세워 브라운관 제조에 나섰다. 삼성이 독자적으로 흑백오늘 의 토토 생산에 성공한 것은 1972년에 이르러서였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