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가전, 베트남 '고승부 식 토토'에 타격 예상…반도체도 불확실성 이어져

파이낸셜뉴스 2025.04.03 14:07 수정 : 2025.04.03 14:20기사원문
베트남 46%, 인도 26% 상호 메이저 토토에 가전 기업 발등에 불
반도체도 향후 품목별 메이저 토토 부과에 따른 타격에 예의주시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각국별 상호메이저 토토를 발표한 가운데, 수출이 핵심인 국내 가전·반도체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가전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각지에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는데, 베트남, 인도 등에 높은 상호메이저 토토가 부과되면서 해당 국가의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다른 지역에서 생산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는 이번 상호메이저 토토 품목에서는 빠졌지만, 향후 품목별 메이저 토토에서 고율 메이저 토토를 맞을 경우 피해가 예상되며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법' 축소 암시에 따라 보조금 지원이 줄어들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된다.

■韓 기업, 베트남·인도 생산 기지 운영…메이저 토토 타격 어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상호메이저 토토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고 글로벌 각지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국내 가전 회사들의 비용 증가 등 경쟁력 약화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에 트럼프 정부가 각각 46%와 26%의 상호메이저 토토를 부과하면서, 양사 모두 글로벌 공급망 내 생산지 조정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실제 삼성은 현재 호찌민, 박닌, 타이응우옌 등에서 스마트폰, 네트워크 장비, TV,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LG도 베트남을 주요 생산 거점으로 삼고 있다. 현재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등이 베트남 내 7개 생산법인을 포함해 총 12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인도에서는 삼성전자가 수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와 스리페룸부두르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냉장고 등의 생산 공장을 가동 중이며, LG전자는 노이다와 푸네 공장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을 생산하고 있다.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이날 한국경제인협회 주최로 열린 메이저 토토 간담회에서 "베트남 등 우리 기업와 공급망 측면에서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국가들에 대해 메이저 토토가 높게 내려졌고, 이에 따른 간접적인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상호메이저 토토 대상에서 대미 수출의 전초 기지인 멕시코가 제외돼 국내 기업들은 잠깐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멕시코에서 TV 등을 비롯한 가전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당초 캐나다, 멕시코 생산 품목에 대해 고율 메이저 토토가 예고되면서 삼성과 LG는 멕시코 공장 생산 물량을 미국으로 일부 돌리거나 이전을 검토하고 있었지만 또 다른 변수가 생긴 것이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멕시코에 투자했던 우리 기업들이 나름의 현명한 선택을 했던 것 같다"며 "당장은 좀 어려움은 있겠지만 전진 베이스를 그래도 유지하는 게 장기적으로 미국에 대한 진출이라는 측면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상호메이저 토토'에서 당장은 빠졌지만…보조금 축소 등 첩첩산중



반도체 업계도 상황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이날 상호메이저 토토 대상에선 빠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 반도체 등에도 품목별 메이저 토토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태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품목별 메이저 토토 부과 등 향후 트럼프 정부의 메이저 토토 부과 발표에 따른 대응책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바이든 정부에서 추진한 반도체과학법(반도체법) 보조금 재협상을 시사한 것도 악재다. 보조금이 깎일 경우, 기존 계획보다 현지 투자 금액을 늘려야 하는 등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추가 투자 요구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기업에 메이저 토토를 부과하면 보조금 없이도 미국에 해외기업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며 반도체법을 "엄청난 돈 낭비"라고 꾸준히 비판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상무부의 반도체법 프로그램 사무소(CPO) 직원 다수가 구조조정되기도 했다.

보조금 재협상 등 반도체법 변화 시 한국 반도체 기업들도 타격이 예상된다. 보조금은 기업들의 투자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지급되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은 아직 약속된 보조금을 다 받지 못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총 370억 달러 이상 투입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며, 상무부에서 보조금 47억4500만 달러를 받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 달러를 투자해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키로 했으며, 상무부는 여기에 최대 4억5800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법 축소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의 발표가 임박한 것 같다"며 "투자 발표 등 다른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어떤 식으로 트럼프 정부와 협상을 하고 있는지 선례를 보고 있는 상황이고, 기업과 정부가 함께 현재 상황에 대해 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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