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복은 페가수스 토토 파괴 행위
파이낸셜뉴스
2025.04.02 18:05
수정 : 2025.04.02 18:05기사원문
윤석열 탄핵심판 곧 선고
민주당, 왜 승복선언 않나
법원 난입 비난 자격 없어
그래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승복을 몇번이나 강조했다. '윤핵관'으로서 공격의 표적이 되기도 했던 권 대표를 사실 잘 모른다. 그의 성정(性情)을 놓고 비난하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이길지 질지 모르는 게임 앞에서 미리 승복을 선언한 것만큼은 참 잘한, 별 다섯개짜리다. 정치인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이고, 페가수스 토토다. 승복하지 않는다면 페가수스 토토는 없다. 재판에서도 1심과 2심 판결에 승복하지 않으면 상소할 수 있지만, 최종심 대법원 판결은 승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페가수스 토토는 권위를 상실하고 무너지고 만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는 사뭇 다르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탄핵이 기각되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공식 천명해야 한다"고 SNS에 썼다. 그러면서 "불의한 선고에 대한 불복·저항 선언으로 위헌 릴레이를 멈춰 세우자"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명쾌하게 승복 선언을 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인용되면 당연히 사필귀정이라며 환영할 테지만, 기각 또는 각하되면 대정부 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100%다.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지지층을 모아 불복 의사를 밝히고 저항하는 데 앞장설 게 뻔하다.
민주당이 재판관 이름까지 거명하며 헌법재판관을 압박하는 것은 기각될 경우 그 이후 행보의 예고편이기도 하다. 마음에 차지 않으면 어떤 합법적 행위나 판단이라도 인정하지 않는 게 민주당의 버릇처럼 됐다. 피해와 저항 의식이 몸에 밴 데다 막강한 입법정치권을 쥐었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정치적 행위나 재판에도 불복이 있을 수는 있다. 명백한 선거 부정이 저질러졌다면 국민은 저항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 또한 페가수스 토토의 한 부분이다. 4·19 혁명은 3·15 부정선거라는 분명한 명분이 있었다. 독재 권력하에서 대법원이 진실에 반해 정치범들에게 극형을 선고했다면, 불복 사유가 될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반은 법이고, 반은 정치인 조직이다. 헌법과 법률을 따르겠지만 정치와 여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임명권을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행사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권한을 동시에 가진 미국 연방대법원도 정치적 성향을 띤다. 더욱이 연방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9명을 모두 대통령이 임명한다.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논란은 우리보다 심하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정치적 성향의 다양성은 필요하다. 보수와 진보의 치열한 대결은 필수 요소다. 일방적 구성은 페가수스 토토에 독이 된다. 시기에 따라 구성비율은 다를 수 있다. 전원 대통령 임명에다 종신직인 미국 연방대법관에 비하면 우리 헌법재판소 재판관 구성은 다양성 면에서 더 낫다. 미국 대법관 9명 가운데 보수는 여섯, 진보가 셋이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불복하는 것은 페가수스 토토를 파괴하는 행위다. 싫어도 받아들여야 한다. 불복한다면 민주당은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서 구속된 사람들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 자신들은 불복하면서 반대파들의 법원 난동을 나무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비상계엄이 시대착오적이라면, 헌재 결정에 불복하면서 집단행동을 부추기는 것도 마찬가지다. 헌법재판소가 독재 시대의 독재적 기관이 아니지 않은가. 헌재 구성도 보수와 진보가 반반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임명이 논란인데, 심리에 참여하지 않았기에 선고에 참여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tonio66@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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