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위너 토토 사이에 ’이해의 다리‘를 만들자
파이낸셜뉴스
2025.04.02 10:58
수정 : 2025.04.02 10:5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 사람 사이, 그 틈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인간관계의 본질을 파고드는 문제다. “사람(人)은 사람 사이(間)에 산다.” 인간이라는 단어가 이미 관계를 전제로 하는 존재임을 말해준다.
우리는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가 사는 모든 공간(空間) 즉, 가정, 직장, 사회에서 우리 모두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고, 그 안에서 우리는 기쁨도, 고통도 느낀다.
회사(會社)와 사회(社會). 한자의 순서만 바뀌었을 뿐, 뜻은 같다.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그러니 직장이든 사회든 결국은 ‘사람 문제’다. 일보다 어려운 건 언제나 사람 문제다. 특히 관계가 어긋나는 지점은 대부분 오해에서 비롯된다. 마음과 다르게 말의 의미가 다르게 전달되거나 화자는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상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그때 느끼는 당혹감과 무력감은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
의사소통의 부재도 문제지만, 더 골치 아픈 건 곡해(曲解)다. 분명 같은 말을 했는데, 서로 완전히 다르게 해석하는 순간. 거기서부터 관계의 균열이 시작된다. 왜곡된 해석은 고쳐주기도, 풀어주기도 쉽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은 각자 살아온 길이 다르기 때문이다. 성장 배경, 경험, 가치관, 심지어 말투와 억양까지. 같은 장면을 봐도 전혀 다른 해석이 가능한 게 사람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종종 ‘이 정도는 당연(當然)하지 않아?’라는 기준을 타인에게 기대한다. 바로 그 당연함이 갈등의 씨앗이다. 서로의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기준이 다를 때, 갈등은 시작된다. 어떤 조직이나 관계 안에서 힘이 센 쪽의 ‘당연함’이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 회의 시간, 결정권자의 말투, 리더의 업무 스타일(all of these set the standard). 그 기준에 맞추기 힘든 사람은 점점 소외된다. 자기도 모르게 ‘셀프 고립’이 시작되는 것이다.
세대 간 갈등도 이 ‘당연함의 차이’에서 출발한다. 기성세대는 말한다.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어.” 청년 세대는 되묻는다. “그게 왜 버릇없는 거죠?” 이 간극은 쉽게 메워지지 않는다. ‘꼰대’라는 단어가 왜 생겨났을까. 단순한 권위주의 때문이 아니다. ‘위너 토토의 관성’ 즉, 익숙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태도가 진짜 문제다. 서로 다른 세대가 각자의 ‘인지상정’을 들이밀며 상대방에게 그것을 강요할 때, 갈등은 심화된다.
결국 중요한 건 ‘맞춤’이 아니라 ‘이해’다. 상대방의 위너 토토이 왜 그렇게 형성됐는지를 알아보려는 노력. 위너 토토의 차이를 흡수하거나 통합하려고 들지 말고, 다리를 놓는 것, 그게 핵심이다. 영어 표현 중에 참 좋은 말이 있다. “Bridge the Gap.” 단어 그대로의 해석을 넘어서,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미지가 있다. 벌어진 틈 위에 다리를 놓아 서로 오갈 수 있도록 하는 모습. 얼마나 평화롭고 지혜로운 방법인가.
우리는 갈등 앞에서 종종 이기려 한다. 자신의 논리가 더 정당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관계는 승부가 아니다. 관계는 ‘유지’의 영역이지, ‘승패’의 영역이 아니다. 누가 더 맞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누가 먼저 이해하려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상대방 입장에 굴복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오히려 ‘내 위너 토토은 이렇다’고 진솔하게 말하면서도, ‘당신은 왜 그렇게 위너 토토해요?’라고 물을 수 있는 용기, 그게 진짜 소통이다. 질문하고, 듣고, 이해하려는 태도. 바로 거기서 관계는 회복된다.
오늘 누군가와 위너 토토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면, 그 다름이 틀림이 아니라는 걸 기억하자. 그리고 다리 하나 건네보자. 그 다리가 단단하지 않아도 좋다. 가늘고 흔들려도 괜찮다. 중요한 건 다리를 놓으려는 마음이다.
사람은 사람 사이에 산다. 그 말은 때때로 너무 버겁지만,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행복은 인간관계 속에서 피어난다. 그리고 그 시작은 언제나 이해하려는 노력, 바로 거기서부터다.
박용후/관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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