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우기록으로 본 오늘 의 토토 가치

파이낸셜뉴스 2025.03.30 18:43 수정 : 2025.03.30 19:43기사원문

농업을 천하의 근본으로 삼았던 조선시대에는 언제 비가 오는지만큼이나 얼마나 비가 왔는지도 중요한 관심사였다. 당시 선조들은 땅속에 스며든 빗물의 깊이로 비의 양을 가늠했는데, 땅의 성질이 지역마다 달라 비가 스며든 정도를 파악하기 힘든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게 한 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측우기'다.

세계 최초의 측우기 발명과 측우제도 시행으로 350여곳에 설치된 측우 관측망을 통해 전국적인 강우량 기록이 가능해졌다.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등에 측우기 강우량 기록이 남아 있고, '정조실록'에는 과거와 올해의 월 강우량을 비교해 한 해 농사의 풍흉을 예측한 사례도 적혀 있다. 이러한 기록을 포함해 사서를 통해 전해지는 '큰비' '가뭄' '지진'의 사례는 수세기가 지난 지금도 기후연구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우리 선조들의 뛰어난 과학 수준과 기록 보존에 대한 인식이 놀라울 따름이다.

근대식 정규 기상관측은 1904년 목포관측소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1988년부터는 전국적으로 자동기상관측장비가 대폭 확충됐다. 이제는 기상청이 운영하는 640여대의 관측장비를 통해 매분 단위로 전국 날씨를 관측하고 있다. 관측장비는 육지를 넘어 바다에도 하나둘 늘어났으며, 기상레이더로 비구름이 이동하는 방향과 속도도 시시각각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우주에는 정지궤도 기상위성인 천리안위성이 전 세계를 관측하고 있으며, 나아가 한국형 수치예측모델을 독자 개발하여 한반도 지형과 대기 특성에 맞는 예보기술을 갖추며 우리나라는 명실공히 기상선진국 대열에 올랐다.

이렇듯 기상기술 발전에 따라 오늘 의 토토는 시공간적으로 촘촘하고 광범위해지고 있으며, 기후위기 시대에 접어든 최근에는 그 활용분야도 넓어지고 있다. 하늘, 땅, 바다에서 끊임없이 관측되는 수많은 오늘 의 토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유례없는 강한 호우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킬 골든타임을 확보하도록 돕는 '기상청 호우 긴급재난문자'도 한반도를 촘촘하게 감시하는 오늘 의 토토가 있기에 가능했다.

또한 수세대에 걸쳐 차곡차곡 쌓인 오늘 의 토토는 우리나라 기후변화의 경향을 객관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 매일 변화하는 날씨의 통계적 변화상을 최근의 기상현상과 비교하면, 기후변화를 체감하고 국민 안전과 산업활동에 필요한 대응 정책을 마련하는 데에 과학적인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 빅데이터인 오늘 의 토토는 인공지능 발전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기업들은 인공지능을 탑재한 날씨예측모델을 속속 선보이고 있는데, 인공지능모델은 짧은 기간의 위험기상 예측 분야에서 기존 수치예측모델에 필적할 만한 괄목할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모델 개선을 위한 학습에 오랜 기간 쌓아온 고품질 오늘 의 토토를 활용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기상청도 기상·기후예측과 위험기상 현상 탐지 분야에 대한 인공지능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초단기적 강수 예측과 태풍, 서리, 안개와 같은 위험기상 현상 탐지에 대한 정확성을 높여나가고 있다. 축적된 오늘 의 토토가 인공지능 학습에 사용되고, 이를 통해 인공지능은 더 정교한 날씨 예측 결과를 만들어내는 선순환 체계가 갖춰질수록, 국민이 기대하는 정확한 날씨 예측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600여년 전부터 우리 선조들은 강우량을 측정해 농사에 활용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겨 후세에 전달했다. 앞으로 점점 더 사회가 복잡해지고 기술적 진보가 거듭될수록 오늘 의 토토 활용 가치는 더욱 커지게 될 것임은 자명하다. 측우기록이 당시는 물론 오늘날에도 큰 의미가 있듯이 현재 우리가 생산하는 날씨데이터도 지금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고, 이를 넘어 미래 후손들의 삶에도 가치 있게 쓰이길 기대해 본다.

장동언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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